채식주의자

    올해는 조금만 죽였을까?

    본가에 가서 '채식주의자'를 다시 읽었다. 5-6년 전 처음 읽었을 때와 똑같은 감상은 아니었지만, 주인공의 마음만은 그때나 지금이나 공감이 갔다. 내가 믿는 건 내 가슴뿐이야. 난 내 젖가슴이 좋아. 젖가슴으로는 아무것도 죽일 수 없으니까. 손도, 발도, 이빨과 세치 혀도, 시선마저도, 무엇이든 죽이고 해칠 수 있는 무기잖아. 올해는 조금만 죽여야지. 모든 것을 조금 더 살려야지. 2021년부터 매년하는 다짐이다. 올해는 조금만 죽였을까? 정량적으로 생각해 보자. 1. 채식 소와 돼지를 안 먹겠다고 다짐한지 벌써 3년이 흘렀다. 그러나 회사 메뉴에 나오면 먹는다. 어쩔때는 그런 메뉴가 맛있어 보여서 골라서 먹는다. 주에 세네번은 먹으니 정량적으로 실패인 것 같다. 내 돈 주고 사먹은 건 아니지 않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