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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의 어깨/책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2023)

by 방황하는물고기 2024. 4. 18.
원제: 이야기하는 원숭이

 
 
[이야기의 힘]
이야기는 영화와 문학뿐에 한정되지 않는다. 정보를 전달하는 모든 형식이 이야기다.
 
작가들은 이야기의 힘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비단 그 영향력을 강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어떻게 좋은 이야기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지도 강조한다. '이야기' 자체를 설명하는 서사 문화비평학자의 측면에서 그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는 책이다.
 

 우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야기가 심심풀이나 즐거움,
또는 도덕과 교육의 매개체 이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왜 인간은 스토리에 매달리는가]
첫째로, 인간은 부조리와 인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우연 속에서 살아갈 힘과 자기효능감을 얻기 위해 스토리에 의존하고 매달린다.
 
번개로 인해 자신이 일궈왔던 모든것이 불타 없어졌다.
 
A는 번개가 내리치는 이유를 파악하여 피뢰침을 세워 또 다른 재앙을 피하려 하고, B는 신의 격노를 다스려서 자신의 삶을 지키려 한다.
대응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목적은 똑같다. 예측할 수 없는 자연에서 삶의 주도권을 찾기 위해서다.
 

… 저녁에 모닥불에 둘러앉아 서로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설명만 있다면 끔찍한 사건도 받아들이고 견뎌낼 수 있다. 메트릭스-인과 관계, 우리는 영원히 그 노예일뿐이야. 유일한 희망이자 평화는 ‘이유’를 이해하는 거지. 이유야말로 진정한 힘의 원천이야. 이유가 없으면 당신은 무력해

 
 
그래서 스토리는 강력하다. 인간은 이야기를 전파하는 방식으로 살아남았다.
매머드를 무찌른 사냥 신화는 사람들에게 야생 동물의 위험성을 일깨우고 재해를 대비하게 한다.
 

요약하자면 모든 인지는 혼란스러운 우주에 질서를 가져오려는 시도다.
우리가 정보를 얻으면 우리 뇌는 수신된 내용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자동으로 스토리를 구축한다. …우리는 모든 곳에서 이야기를 찾으려고 하고 찾아야만 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
즐거움에 관한 기대 도파민,
동일시 호르몬 옥시토신,
행복감 엔도르핀.
 
모두 이야기를 통해 극대화된다.
 
[이야기는 어떻게 인간을 악하게 하는가]
인간에게 주체적으로 살아남을 용기를 주는 마스터플롯이 지구를 파괴하고 타인을 배척하는 근거로 사용되기도 한다.
 
우리는 거짓말을 잘 탐지하지 않는다. 거짓을 간파하는 것보다 무조건적으로 믿는것이 더 사회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우리 인간이 거짓말이나 반쪽 진실을 폭로하는 데 더 능숙하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방이 진실을 말한다고 가정하는 것은 우리가 속임의 위험을 감수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이점을 우리에게 가져다준다. 우리는 가끔 속임수에 걸려들 수 있지만 그 대신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사회적 상황에서 올바른 방향을 찾아낸다.

 
마술을 보는 관객처럼 우리는 그 서사가 놀이이며 우리에게 이점을 준다는 점을 아는 한 거짓을 용인하고 즐긴다.
그 중 ‘자신을 변화시킬 필요가 없다’는 약속은 매혹적인 서사구조다. 이 내러티브를 가지고 많은 정치인과 기업인들이 자신의 이익을 취하기도 한다.
 
호모 이코노미쿠스 역시 전세계적으로 효과적이고 유용한 내러티브였다.
 

더 많은 것을 원하는 것이 인간의 기본 특성이라는 주장에 근거하여 여러 모델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결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지 않으며, 중기적으로 우리 지구를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만드는 위협을 가진다.

 
우리는 우리의 특권을 원인에 따른 결과로 여긴다. 아프리카 사람들을 노예로 부리는 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인종주의와 흑인이 만들어졌다. 트럼프는 백인 서민들에게 당신의 권리를 챙기라는 내러티브를 이용했고, 초기 유럽인들은 아메리카로의 이주를 위해 귀금속과 땅이라는 성공 피드백을 제시했다. 모두 인간의 악함을 위해 이야기를 이용한 사례이다.
 
[어떻게 내러티브가 사회를 바꾸는가]
내러티브는 억압을 씻어내는데도 이용된다. 티비 시리즈 <홀로코스터>는 친숙한 영화 형식의 언어로 강제수용소에 대한 금기를 깨트렸다. 그리고 나치의 유대인 억압과 선량한 독일 시민들의 방관과 무시를 수면 위로 드러냈다.
 

이야기로 바꿀만한 사회 - 여성혐오

그동안의 내러티브는 여성혐오를 기저에 두고 있다. 욕심 많은 이브 때문에 선악과를 먹게 된 인간의 기원 이야기로 따지면 여성혐오는 2천년도 더 됐다. 여성은 혼란스러운 적대자거나 조건없는 모성적 여신으로 그려졌다. 이 틀을 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야기로 바꿀만한 사회 - 환경오염

이 책은 평등한 사회와 지구를 위해 어떻게 내러티브를 활용해야 할지 제안하고 촉구한다. 이야기의 힘과 그 위험함을 알았으니, 이제는 잘 사용할 때다. 우리는 기후 위기를 기를 쓰고 쳐다보려고도 하지 않는다. 냉장고 안에 든 코끼리처럼 여기며, 변화를 촉구하는 말을 거부한다. 기후 위기는 정통적인 이야기처럼 하나의 적대자가 없다. 아니, 적대자가 너무 많다. 기후위기를 우리가 맞서 싸워야 하는 적대자가 아니라 우리가 처한 환경으로 두면 더 좋은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비고. 작법시 참고할 만한 내용]
창작을 하는 입장에서도 참고할만한 내용이 많은 책이었다.

영웅 여정의 패턴

  1. Rags to riches - 사람들이 가장 공감하기 쉽고 평이 좋은 패턴
  2. Riches to Rags
  3. Man in Hole
  4. Icarus
  5. Cinderella
  6. Odipus

(대부분의 영웅 여정은 남성 주인공을 다룬다. 고독하게 거대한 시련을 무찌르는 남성 영웅과 달리 여성 영웅은 소소한 장애물일지라도 연대를 통해 함께 헤쳐나간다. 명심하자.)

마스터 플롯(주인공을 부추기는 에너지, 거대한 갈등이나 소망)의 패턴

  1. 경쟁
  2. 구원
  3. 탐색 - 누가 그녀를 획득할까?
  4. 변신 - glow up journey
  5. 복수
  6. 약자 - 아웃사이더가 한순간에 출세하는 이야기
  7. 러브스토리
  8. 추적/사냥 - 탐사보도
  9. 성년
  10. 자기희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