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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의 어깨/영화

쿵푸팬더4 (2024) - 스포주의

by 방황하는물고기 2024. 4. 22.



[더빙의 매력을 알다]
쿵푸팬더 하면 성우를 맡은 잭 블랙의 찰진 연기를 빼 놓을 수 없는데, 영화를 급하게 예매하다보니 더빙으로 잘못 예매해버렸다.
평소에도 더빙/자막 하면 무조건 자막을 고르는 편이다. 원작의 말투와 대사를 느낄 수 있고, 덤으로 외국어 공부까지 하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의도치 않게 보게 된 더빙판 쿵푸팬더에서 더빙의 매력을 알아버렸다.
대학교에서 교수님이 외국어 공부가 어느 경지에 이르면 자막을 한 글자씩 해석하는 게 아니라 통으로 눈에 들어온다고 했다.
우리가 원어를 읽을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자막을 단어 단어로 읽지 않고 한 번에 이해한다.
사람 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하는 발화와 다르다. 문장을 마치기 전까지는 이 대사가 어떻게 끝날지 관객이 예측하기 어렵다.

그리고 유머는 반전에서 오는 법. 코미디 영화를 더빙으로 보니 이 문장이 어떻게 끝날지 예상치 못하는 즐거움이 있었다.

[영화의 교훈-변화를 받아들이자]
쿵푸 팬더 1,2,3 아주 재밌게 본 기억이 있다. 슈렉부터 이어져 온 드림웍스의 장기랄까,
먹성좋은 뚱보 팬더가 쿵푸의 고수가 된다는 전혀 안 어울리는 조합으로 기존 동화의 클리셰를 깨는 작품이다.

쿵푸 팬더 4에서는 용의 전사가 된 포가 용의 전사의 자리를 물려줄 후계자를 뽑아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시작된다.
잘하던 일을 강제로 그만둬야 하는건 큰 용기가 필요하다. 포는 갈팡질팡한다. 용의 전사를 계속 하고 싶은 욕심과 함께 만류하는 사부를 뒤로하고 마지막 모험을 떠난다.

변화의 중요성을 가장 크게 깨닫게 되는 캐릭터는 포의 수련장을 도둑질 하려했던 젠이다.


젠의 진짜 목적은 포를 속여서 자신을 믿게 한 뒤 용의 전사의 지팡이를 빼았는 것이었다. 젠의 스승이자 악당인 카멜레온에게 바치기 위해서다.
하지만 포와 시간을 함께하면서 포가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게되고, 도둑질을 하고 다른 이들을 배신하던 모습에서 변화하여 옳은 일을 하고자 한다.

[전반적으로… 평이했다]
영화가 딱히 특별한 감동을 주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보기 껄끄럽거나 별로였던 것도 아니다.
클리셰를 뒤집는 드림웍스의 특성과 다르게 전반적으로 예측 가능하고 당연한 수순으로 이야기가 흘러갔다.
사실, 무난하게 이야기를 전개하기 위해 마지막에 타이펑을 비롯한 각종 악역들이 순순히 포에게 패배를 인정하고 물러나는 건 개연성이 떨어질 정도였다.

그래도 중국풍의 화려한 액션씬은 볼만 했다. 시각적으로도 즐겁고, 불쾌한 유머도 없고, 악당을 무찌르는 서사도 단순하여 어린아이들이 보기에 좋은 영화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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