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잔차카스가 그린 위버멘시, 조르바]
니체는 우리가 위버멘시-궁극적인 인간상-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버멘시란 무엇일까?
"분명히 해둡시다. 나한테 윽박지르면 그때는 끝장이에요. 결국 당신은 내가 인간이라는 걸 인정해야 한다 이겁니다."
"인간이라니, 무슨 뜻이지요?"
"자유라는 거지!"
니체는 인간의 정신의 변신단계를 아래 세 가지로 나누었다.
첫 번째, 낙타.
낙타는 뜨거운 뙤약볕 아래에서도 묵묵히 짐을 나른다. 주인에게 ‘아니오’라고 말하지 않는 성실함과 헌신이 있다.
하지만 낙타 자신은 스스로의 삶을 고통스럽게 만들면서 그 고통을 그저 견디는 노예 정신을 지닌 자들이다. 니체는 순응하는 노예적 삶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두 번째, 사자.
사자는 낙타와 반대로 모든 것에 반항한다. 명령을 거역하며 이를 드러낸다. 사자는 자유의 열망을 가진 동물이다. 낙타가 사자가 되면 주인은 사라진다.
낙타에서 사자가 되는 과정은 필수적이지만, 마지막 단계는 아니다. 사자는 신에게도 아니오 라고 말할 용기를 가지고 있지만, 삶을 긍정하지는 못하고 있디.
세 번째, 천진난만과 놀이.
마지막 단계는 바로 어린아이이다. 사자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지만, 삶을 비관하지 않는다.
어린아이에게는 양심의 가책이 없다. 그저 재미를 쫓을 뿐이다. 그리고 이런 천진난만함과 긍정의 자세가 위버멘시의 표상 중 하나이다.
작가인 카잔차카스는 대학에서도 니체에대한 논문을 쓴 니체 빠돌이다. 그도 국가/민족에서 벗어난 완전한 선택의 자유를 가진 인간을 꿈꿨다. 니체의 천진한 어린아이처럼 말이다.
작가는 니체의 사상을 자신의 삶에서 발견하고 그 이야기를 조르바로 풀어냈다.
초반부에서는 대체 왜 이게 노벨 연구소 선정 최고의 책인지 궁금했다. 기껏 번 돈은 술과 여자를 사느라 바쁜 방탕한 노숙자 이야기가 전세계에 어떻게 감동을 준 것인가?
마음이 가기 시작한 순간은 불가리아와의 패권 전쟁에서 선봉에 서 그리스를 위해 싸우던 조르바가 문득, 이 모든게 사람을 죽이는 것에 지나지 않냐는
깨달음에 전장을 떠난 경험을 묵묵히 말하는 파트였다.
"조국으로부터 벗어났다고요?"
"조국으로부터 벗어나고, 신부들로부터 벗어나고, 돈으로부터도 벗어나고, 탈탈 먼지를 털었죠. 세월이 흐를수록 난 먼지를 털어냅니다. 점점 가벼워집니다.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까요? 난 자유로워지고, 사람이 되갑니다."
조르바는 가진 것 하나 없는 하루살이 인부이지만, 부와 명예를 가진 통치자보다 생명을 위한다.
과부가 교회에 출입했다고 매질을 당하자 조르바만 유일하게 나서서 그녀를 감싼다.
조르바는 배운 것 하나 없는 서민이지만, 고학력자인 주인공이나 마을에서 존경받는 성직자들보다 평등을 옹호한다.
살제 삶에서 조르바처럼 대책없이 자유롭게 살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순응하지 않는 자세, 자유를 쫓는 자세, 세상의 편견에서 벗어나 사람을 위하는 자세를 본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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