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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의 어깨/책

보통 사람들의 전쟁(2019)

by 방황하는물고기 2024. 4. 11.

판데믹이 창궐했다. 책이 예견한 일자리 감소와 사람간 단절, 온라인 교육의 단점, 부의 양극화를 2년간 겪으며 책이 말하는 주장이 더욱 와닿았다. 자동화로 인한 대량 실업은 예견된 일이고 우린 이를 위해 대안을 준비해야 한다.
기술 거품의 수혜자임에도 불구 마음 두 켠이 신경쓰일 때가 있다. 한 켠은 판데믹과 자동화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에 대한 미안함과 안타까움이고, 한 켠은 내가 올라타 있는 이 거품이 언제 꺼질지 모른다는, 내가 언제든 필요없게 되지 않을까하는 불안함이다. 기업은 효율성을 중시한다. 기업뿐만 아니라 인간이 그렇다. 나만해도 내 일을 줄일 수 있다면 기계를 사용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그 뒤에 숨어있는 실업을 생각하지 못했다.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는 걸 매일 접하면서도 ‘편하겠다’ 는 경제적 생각만 들었지 그 일을 해야만 하는 사람들의 기회가 박탈당하는 사회적 측면을 보지 못했다.
모든 사람이 프로그래머가 될 수 없다. 나는 ‘평균’이 아니다. 미국의 데이터만 보자면 평균적인 4년제 졸업 비율은 33%, 대학 졸업율은 85%다. 당신의 가장 친한 친구 다섯명이 모두 대졸자일 확률은 0.4%인데, 난 그 0.4%에 속한다. 고학력 계층에 속한 나는 보통 사람이 아니다. 평균은 밑에 있다. 보통 사람들에게 기술 발전은 내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욱 치명적일 것이다.
기술 발전으로 일자리로 잃을 때 사람들은 자신을 탓할지 모른다. 내가 다른 걸 배웠어야 했는데, 내가 조금 더 노력했어야 했는데…. 자동화로 인한 실업 문제는 인간의 대응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이익을 내야하는 기업들이 병들고 불평하며 일정시간 휴식이 필요한 인간을 굳이 사용할 이유가 어딨겠는가 ? 인간의 고용을 위해 로봇을 쓰지 말라는 건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불성설이다.
트럭 운전사나 캐셔뿐만 아니라 의사나 변호사 회계사 같은 화이트 칼라 직군도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있다.
물론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나 웹 디자이너처럼 새롭게 생성되는 직군도 있겠지만, 효율성의 측면에서 생성되는 일자리보다 사라지는 일자리가 훨씬 많을 것이다. 그런 자리들은 기량과 교육 수준이 낮은 중년들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 변호사이자 사업가이다. 그리고 1년 후 대선에 참가한 정치인이다. 인간중심적이고 가족친화적인 뉘앙스가 책 전반을 아우르지만 확실히 기업가라 그런지, 기술적 혁신을 막을 생각은 하지 않는다. 사회에 대한 책임을 정부로 돌린다. 실리콘밸리 아이티 기업들이 기본소득과 앤드류 양을 지지하는 이유를 추측해보았디. 자신은 기존처럼 수익과 효율을 중시하면서 회사를 경영하지만, 도덕적 책임으로부터 조금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 해고와 창업에 대한 불안함을 떨칠수있다.
어쩌면 기본소득은 자본주의와 시장논리가 중심인 세상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면서 사회적 파멸이 일어나지 않게끔하는 대안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옆 사람,회사,나라보다 더 높은 수익을 내기위해 끊임없이 경쟁할 것이다. 한편으로는 이런 경쟁적인 사회자체를 바꿔야 하지 않는가라는 생각이 들긴한다.
그래서 교육에 대한 챕터도 있다. 교육제도는 영리 목적이 아닌 인성을 기르기 위한 장이 되어야 한다는 대목이다. 공감한다.
직업을 정하는 이유가 돈이 아니게끔 만들 수 있다는 주장에 기본소득을 보는 시각이 크게 달라졌다. 하지만 사람들이 그 돈을 기본적인 지출이 아닌 돈을 더 불리기위한 주식과 부동산 투기로 이어진다면 어떻게될까 ?모든 게 돈으로 귀결되는 걸 막기위한 기본소득은 작동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자동화로 일자리를 잃은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대안은 될지 모른다.
난 복지를 위해 세금을 더 낼 의향이 있다. 기부를 좀 더 많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2.01.29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