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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씀/일기

'즐겁다-지겹다' 모형도

by 방황하는물고기 2024. 4. 17.

아래 두 명제에서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은 '즐겁다'와 '지겹다'로 똑같다. 

하지만 감정을 느끼는 순서에 따라 전혀 다른 표현이 된다. 

명제 1 명제 2
즐겁다. 🙂
하지만,
지겹다. 🙃
지겹다. 🙃
하지만,
즐겁다. 🙂

 

 

감정의 선후 관계는 중요하다. 

과정이 어쨌든 결국 후에 말한 감정이 내 현재 감정이기 때문이다. 

 

"너를 사랑했는데 지금은 싫어" / "너를 싫어했는데 지금은 사랑해" 

두 문장은 같지 않다. 

 

하지만 '즐겁다-지겹다'는 아래같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순환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걸 '즐겁다-지겹다' 모형도로 부르겠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즐겁다-지겹다' 모형도

 

'즐겁다-지형도' 모형도에서 중요한 점은 시작이 '즐겁다' 여야 된다는 사실이다. 

'지겹다'로 시작하는 일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즐겁다'를 보장할 수 없다. 

 

모든 즐거운 일은 지겨운 순간을 겪는다.

 

이번 '그냥 씀' 모임도 단언컨대 즐거웠다. 불평할 게 없다.

 

하지만 이 모임의 기간이 2주로 짧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즐겁다-지겹다' 모형도에서 '하지만'의 단계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장기 프로젝트였다면 '그냥 씀' 역시 '하지만'의 단계를 거쳐 즐겁지만 지겨운 일이 됐을 것이다.

'즐겁다-지겹다' 모형도는 엔트로피처럼 피할 수 없는 법칙이다.


 

열역학을 거슬러 즐거운 일을 계속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걸까 고민이 된다. 

 

글도 항상 즐겁게 쓰고 싶고, 만화도 항상 즐겁게 그리고 싶고, 책도 항상 즐겁게 읽고 싶고, 일도 항상 즐겁게 하고 싶다. 

 

'지겹다'가 도래하는 건 피할 수 없지만, 그 단계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은 변동 가능하다고 본다.

만약 정말 즐거운 일이라면 아래같은 모양이 될 것 같다.

 

'지겹다'를 느끼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 긴 '즐겁다-지겹다' 모형도

 

반면 별로 즐겁지 않은 일이라면 아래같은 모양이 될 것 같다.

 

'지겹다'를 느끼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 짧은 '즐겁다-지겹다' 모형도

 

 

따라서 '즐겁다'의 지속시간을 늘리기 위한 결론은 즐겁게 느낀 일이 더! 매우! 즐겁도록 하는 것이다.

 

사람은 새로운 것을 탐색하거나 성취하는 과정에서 '기쁨'의 감각을 전달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얻는다.

 

도파민에 민감한 사람일 수록 숏츠나 게임처럼 중독적인 행위에 심취할 가능성이 크다. 그게 나다. 

이를 다르게 생각해보면 숏츠나 게임 외에 충분한 자극을 주는 행위가 있다면 거기에 심취할 가능성도 큰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창작, 독서, 업무 등 내가 지향하던 생산적인 일이 도파민을 충분히 주게끔 만든다면,

유튜브 갓생 브이로그 시작할 수 있다.

 

즐겁게 느낀 일이 더! 매우! 즐겁도록 하려면 그 일의 도파민을 극대화 하라는 건 알겠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라고 말하면 나도 찾는 중이다. 나도 '즐겁다-지겹다' 텀이 짧다.

 

두 줄 요약

'즐겁다-지겹다' 모형에 따르면 모든 즐거운 일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지겨운 단계를 겪는다.

'즐겁다'의 지속시간을 지연시키기 위해서는 그 일을 했을 때 생성되는 도파민이 극대화 되도록 하라. 방법 알면 공유해주라.

 

도파민 극대화 방법

  1. 행위에 따른 보상 정도를 강화하기 위해, 보상을 극단적으로 절제하라. (by 세라)
    (예: 운동 후 먹는 물을 더 꿀맛으로 만들기 위해, 운동 중에는 단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