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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2023)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2023)

    [문과도 과학을 좋아합니다. 성적이 안 나왔을뿐.]난 고등학교 때까지 수학을 재밌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하지만 과학은 아니었다. 과학은 재밌지만 못 했다.고등학교 1학년 때 특히 물리가 재밌었던 기억이 난다. 그치만 중요한 건 뭐다? 성적이다.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당연하게 성적이 더 잘 나오는 문과를 선택했다. 그리고 이과를 선택했다면 가지 못 했을 대학교를 갔다. 과학은 절대 불변의 진리를 모아둔 학문이다. 공식을 넣으면 답이 나오고 현상이 있으면 원인을 설명할 수 있다. 화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형이상학적인 해석을 도출해야 하는 학문과 다르다. 그런 점이 매력적이었다. 성인이 되고 나서는 과학 교양서를 재밌게 읽었다. 성적 부담 없이 내가 모르는 분야를 아는 즐거움이 있었다. 책의 말을 빌리자면,..

    그리스인 조르바(1946)

    그리스인 조르바(1946)

    [카잔차카스가 그린 위버멘시, 조르바] 니체는 우리가 위버멘시-궁극적인 인간상-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버멘시란 무엇일까? "분명히 해둡시다. 나한테 윽박지르면 그때는 끝장이에요. 결국 당신은 내가 인간이라는 걸 인정해야 한다 이겁니다." "인간이라니, 무슨 뜻이지요?" "자유라는 거지!" 니체는 인간의 정신의 변신단계를 아래 세 가지로 나누었다. 첫 번째, 낙타. 낙타는 뜨거운 뙤약볕 아래에서도 묵묵히 짐을 나른다. 주인에게 ‘아니오’라고 말하지 않는 성실함과 헌신이 있다. 하지만 낙타 자신은 스스로의 삶을 고통스럽게 만들면서 그 고통을 그저 견디는 노예 정신을 지닌 자들이다. 니체는 순응하는 노예적 삶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두 번째, 사자. 사자는 낙타와 반대로 모든 것에 반항한다. ..

    여름엔 북극에 갑니다(2017)

    여름엔 북극에 갑니다(2017)

    고요함 속에 분주함이 있다. 아무런 소리도 없을 것 같은 절대 침묵 속에서도, 작은 벌레들이 바닥에 붙어 꿈틀거리고 꽃잎 속에 숨어서 살고있다. 긴 침묵 속에 혼자 걷다 보면 몇년 동안 한 번도 떠오르지 않았던 일들이 갑자기 생각나기도 한다. 즐겁고 행복했던 때도 떠오르지만, 슬프고 후회스런 기억이 더 많이 튀어나온다. 당장이라도 미안하다고 메시지를 보내거나 편지를 띄우고 싶지만, 그저 가만히 생각이 흘러가는대로 내버려두면 어느새 기억들은 상자 속으로 다시 들어간다. (242쪽) 이 책은 생태학자가 조류 연구를 위해 다른 과학자들과 북극으로 떠난 뒤 적은 여행 일지다. 문체는 담백하며, 책 전반적으로 어떤 메시지를 전하려는 욕심은 보이지 않는다. 저자는 그저 하루하루 북극을 탐험하며 본 것과 느낀 것을 ..